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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시22

신경림의 시 「갈대」 인생의 고독과 내면의 슬픔 갈대신경림 언제부턴가 갈대는 속으로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 밤이었을 것이다. 갈대는그의 온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까맣게 몰랐다.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을그는 몰랐다.   Ⅰ. 인생의 고독과 내면의 슬픔신경림 시인의 「갈대」는 인생의 고독과 내면의 슬픔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작품입니다. 이 시에서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우는 존재로 묘사됩니다. 겉으로는 흔들리는 갈대의 모습이 마치 바람이나 달빛에 의해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자신의 슬픔과 고독 때문에 흔들리는 것이라는 깨달음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시의 마지막 부분에서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라는 구.. 2024. 11. 17.
명시 감상, 한용운 님의 시 '알 수 없어요' 알 수 없어요한용운 바람도 없는 공중에 수직(垂直)의 파문을 내이며고요히 떨어지는 오동잎은 누구의 발자취입니까.지리한 장마 끝에 서풍에 몰려가는 검은 구름의 터진 틈으로언뜻언뜻 보이는 푸른 하늘은 누구의 얼굴입니까. 꽃도 없는 깊은 나무에 푸른 이끼를 거쳐서 옛 탑(塔) 위의고요한 하늘을 스치는 알 수 없는 향기는 누구의 입김입니까.근원은 알지도 못할 곳에서 나서 돌뿌리를 울리고가늘게 흐르는 작은 시내는 구비구비 누구의 노래입니까. 연꽃 같은 발꿈치로 가이 없는 바다를 밟고 옥 같은 손으로끝없는 하늘을 만지면서 떨어지는 해를 곱게 단장하는 저녁놀은 누구의 시(詩)입니까. 타고 남은 재가 다시 기름이 됩니다.그칠 줄을 모르고 타는 나의 가슴은 누구의 밤을 지키는 약한 등불입니까. 한용운의 시 ‘알 수 없어.. 2024. 11. 11.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 절망 속에서도 비상을 꿈꾸는 실존적 고뇌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잉게보르크 바흐만​사랑하는 형제여, 언제 우리는 뗏목을 만들어 하늘을 떠다닐 수 있을까?사랑하는 형제여, 우리의 짐이 너무 무거워져 곧 가라앉을 거라고. 사랑하는 형제여, 종이 위에 우리는 많은 국가와 철로를 그릴 것이다.검은 선을 조심해아니면 연필심을 타고 하늘 높이 날아오르겠지. ​사랑하는 형제여,나는 말뚝에 묶이고 싶다.그리고 비명을 질러.벌써 죽음의 계곡을 빠져나왔군우리는 함께 도망칠 것이다. 집시 캠프에서 경계하고 사막 캠프에서 잠들지 말고 깨어 있어우리의 머리카락에서 흘러내리는 모래,너의 나이와 나의 나이와 세상의 나이세월로 헤아려지는 게 아니다만 교활한 까마귀, 끈적끈적한 거미의 손에 속지 마.덤불 속의 깃털과어리석은 자의 낙원에서 먹고 마시지 말라.팬과 머그잔 속에.. 2024. 10. 6.
『악의 꽃』의 작가 샤를 보들레르의 「가을의 노래」 가을의 노래샤를 보들레르 Ⅰ.머잖아 우리는 차가운 어둠 속에 잠기리니,잘 가라, 너도 나도 짧았던 우리 여름철의 눈부신 햇빛이여!나는 벌써 들노라, 처량한 소리 높이 울리며안마당 돌바닥에 떨어지는 나무소리를. 분노와 증오, 떨림과 두려움, 힘겹고 강요된 고역,이 모든 겨울이 이제 내 존재 속으로 되돌아오니,나의 심장, 극지의 지옥 비추는 태양처럼,한낱 얼어붙은 덩어리에 지나지 않으리라. 나는 듣는다, 몸을 떨며 장작개비 떨어지는 소리를,교수대 세우는 소리도 이토록 더 육중하지는 않으리.내 정신은 지칠 줄 모르는 육중한 소리가 나는 망치에허물어지는 저 탑과 같구나 나는 몸이 뒤흔들린다. 이 단조로운 울림소리에,어디선가 급히 관에 못질하는 소리를 듣는 듯하다.누구를 위함인가? ㅡ 아 어제는 여름, 이제는 가.. 2024. 9. 29.
에드거 앨런 포 『애너벨 리(Annabel Lee)』 슬픈 사랑의 소야곡 애너벨 리(Annabel Lee)에드거 앨런 포(Edgar Allan Poe)  아주 여러 해 전바닷가 어느 왕국에당신이 아는지도 모를 한 소녀가 살았지.그녀의 이름은 애너벨 리─날 사랑하고 내 사랑을 받는 일밖엔소녀는 아무 생각도 없이 살았네. 바닷가 그 왕국에선그녀도 어렸고 나도 어렸지만나와 나의 애너벨 리는사랑 이상의 사랑을 하였지.천상의 날개 달린 천사도그녀와 나를 부러워할 그런 사랑을. 그것이 이유였지, 오래전,바닷가 이 왕국에선구름으로부터 불어온 바람이나의 애너벨 리를 싸늘하게 했네.그래서 명문가 그녀의 친척들은그녀를 내게서 빼앗아 갔지.바닷가 왕국무덤 속에 가두기 위해. 천상에서도 반쯤밖에 행복하지 못했던천사들이 그녀와 날 시기했던 탓.그렇지! 그것이 이유였지(바닷가 그 왕국 모든 사람들이 .. 2024. 9. 15.
헨리 워즈워스 롱펠로우의 「인생찬가」 인생의 본질에 대한 성찰 인생찬가(A Psalm of Life)헨리 워즈워스 롱펠로우(henry w.longfellow)  슬픈 사연으로 내게 말하지 말라. 인생은 한갓 헛된 꿈에 불과하다고! 잠자는 영혼은 죽은 것일지니 만물은 외양의 모습 그대로가 아니다.  인생은 진실이다! 인생은 진지하다! 무덤이 그 종말이 될 수는 없다. ‘너는 흙이니 흙으로 돌아가라.’ 이 말은 영혼에 대해 한 말은 아니다.  우리가 가야 할 곳, 또한 가는 길은 향락도 아니요 슬픔도 아니다. 저마다 내일이 오늘보다 낫도록 행동하는 그것이 목적이요 길이다.  예술은 길고 세월은 빠르다. 우리의 심장은 튼튼하고 용감하나 싸맨 북소리처럼 둔탁하게 무덤 향한 장송곡으로 치고 있으니.  이 세상 넓고 넓은 싸움터에서 인생이라는 노상 위에서 발 없이 쫓기는 짐승.. 2024. 9. 1.
기욤 아폴리네르의 「미라보 다리」 한국인의 애송시 100선 미라보 다리(Le Pont Mirabeau)기욤 아폴리네르​미라보 다리 아래 세느강이 흐르고우리들의 사랑도 흘러간다​기쁨은 언제나 고통 뒤에 오는 것을내 마음 깊이 아로새기리밤이여 오라 종아 울려라세월은 흐르고 나는 남는다 ​손에 손을 맞잡고 얼굴을 마주 보면우리들의 발 아래 다리 밑으로​영원한 눈길을 한 지친 물결이 흐르는 동안밤이여 오라 종아 울려라세월은 흐르고 나는 남는다 흐르는 물결같이 사랑은 지나간다사랑은 지나간다삶이 왜 이리 더디고희망은 왜 이리 강렬한가밤이여 오라 종아 울려라세월은 흐르고 나는 남는다 날이 가고 세월이 지나면흘러간 시간도우리들 사랑도 오지 않는데미라보 다리 아래 세느강만 흐른다밤이여 오라 종아 울려라세월은 흐르고 나는 남는다Ⅰ. 시 감상기욤 아폴리네르(Guillaume Apo.. 2024. 8. 25.
한국인의 애송시 로버트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 가지 않은 길로버트 프로스트 노란 숲 속에 두 갈래 길 나 있어,나는 둘 다 가지 못하고하나의 길만 걷는 것 아쉬워수풀 속으로 굽어 사라지는 길 하나멀리멀리 한참 서서 바라보았지. 그러고선 똑같이 아름답지만풀이 우거지고 인적이 없어아마도 더 끌렸던 다른 길 택했지.물론 인적으로 치자면, 지나간 발길들로두 길은 정말 거의 같게 다져져 있었고, 사람들이 시커멓게 밟지 않은 나뭇잎들이그날 아침 두 길 모두를 한결같이 덮고 있긴 했지만.아, 나는 한 길을 또 다른 날을 위해 남겨두었네!하지만 길은 길로 이어지는 걸 알기에내가 다시 오리라 믿지는 않았지. 지금부터 오래오래 후 어디에선가나는 한숨지으며 이렇게 말하겠지.숲 속에 두 갈래 길이 나 있었다고, 그리고 나는 …나는 사람들이 덜 지나간 길 택하였고그로 인해.. 2024. 8. 18.
이해인 수녀님의 '마음을 비우는 시' 우리에게 전하는 사랑과 평화의 메시지 마음을 비우는 시이해인 차창 밖으로 산과 하늘이 언덕과 길들이 지나가듯이우리의 삶도 지나가는 것임을 길다란 기차는연기를 뿜어대며 길게 말하지요 행복과 사랑근심과 걱정미움과 분노 다 지나가는 것이니마음을 비우라고큰 소리로 기적을 울립니다Ⅰ. 좋은 시 감상이해인 수녀님의 시 '마음을 비우는 시'는 삶의 여러 측면을 자연의 풍경과 기차의 움직임에 비유하여 표현하고 있습니다. 1. 첫 연차창 밖으로 산과 하늘이 언덕과 길들이 지나가듯이우리의 삶도 지나가는 것임을 여기서 시인은 기차 여행 중에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을 통해 삶의 흐름을 묘사합니다. 산과 하늘, 언덕과 길이 지나가는 모습은 우리 삶이 시간의 흐름 속에서 계속해서 변하고 지나가는 것임을 상징합니다. 이는 삶이 영원하지 않으며, 모든 것이 결국 지나간다.. 2024. 8.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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