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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읽는 즐거움6

이해인 수녀의 「민들레의 영토(領土)」 믿음과 희망, 인내와 사랑의 불씨 민들레의 영토(領土)이해인 기도는 나의 음악 가슴 한복판에 꽂아 놓은 사랑은 단 하나의 성서러운 깃발 태초(太初)부터 나의 영토(領土)는 좁은 길이었다 해도 고독의 진주를 캐며 내가 꽃으로 피어나냐 할 땅 애처로이 쳐다보는 인정(人情)의 고움도 나는 싫어 ​바람이 스쳐가며 노래를 하면 ​푸른 하늘에게 피리를 불었지 태양에 쫓기어 활활 타다 남은 저녁노을에 저렇게 긴 강(江)이 흐른다 ​노오란 내 가슴이 하얗게 여위기 전 그이는 오실까 ​당신의 맑은 눈물 내 땅에 떨어지면 바람에 날려 보낼 기쁨의 꽃씨 ​흐려오는 세월의 눈시울에 원색의 아픔을 씹는 내 조용한 숨소리 보고 싶은 얼굴이여 이해인 수녀의 시 ‘민들레의 영토(領土)’는 고독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자신의 삶을 꿋꿋이 살아가는 한 존재의 마음을.. 2025. 3. 8.
[명시감상] 박두진의 「해」 희망에 찬 해가 우리 마음에 솟아나길‥‥ 「해」박두진 해야 솟아라해야 솟아라말갛게 씻은 얼굴 고운 해야 솟아라. 산 너머산너머서어둠을 살라 먹고산 너머서 밤새도록 어둠을 살라 먹고이글이글 애띤 얼굴 고운 해야 솟아라. 달밤이 싫여달밤이 싫여눈물 같은 골짜기에 달밤이 싫여아무도 없는 뜰에 달밤이 나는 싫여……. 해야고운 해야늬가 오면 늬가사 오면나는 나는 청산이 좋아라.훨훨훨 깃을 치는 청산이 좋아라.청산이 있으면 홀로래도 좋아라. 사슴을 따라사슴을 따라양지로 양지로 사슴을 따라사슴을 만나면 사슴과 놀고,칡범을 따라칡범을 따라칡범을 만나면 칡범과 놀고……. 해야고운 해야해야 솟아라.꿈이 아니래도 너를 만나면꽃도 새도 짐승도 한자리에 앉아워어이 워어이 모두 불러 한자리 앉아애띠고 고운 날을 누려 보리라. Ⅰ. 시를 읽는 즐거움박두진의 시 ‘해’는 .. 2025. 1. 11.
[명시감상] 안도현의 「우리가 눈발이라면」 우리가 눈발이라면안도현 우리가 눈발이라면허공에 쭈빗쭈빗 흩날리는진눈깨비는 되지 말자. ​세상이 바람 불고 춥고 어둡다 해도사람이 사는 마을가장 낮은 곳으로따뜻한 함박눈이 되어 내리자. ​우리가 눈발이라면잠 못 든 이의 창문가에서는편지가 되고그 이의 깊고 붉은 상처 위에 돋는새 살이 되자. 안도현 시 ‘우리가 눈발이라면’은 인간이 추구해야 할 따뜻함과 소중한 연대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이 시는 눈을 통해 희망과 치유의 메시지를 전합니다.Ⅰ. 시를 읽는 즐거움1. 눈발의 이미지시에서 "눈발"은 단순히 하늘에서 내리는 눈이 아니라, 존재의 상징으로 등장합니다. 눈발은 허공에 흩날리는 작은 조각들로서, 그 자체로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거나 의미 있는 행동을 함축하는 존재로 묘사됩니다. 2. 어두운 세상에서의.. 2024. 12. 10.
[명시감상] 도종환의 「단풍 드는 날」 단풍 드는 날도종환 버려야 할 것이무엇인지 아는 순간부터나무는 가장 아름답게 불탄다 제 삶의 이유였던 것제 몸의 전부였던 것아낌없이 버리기로 결심하면서나무는 생의 절정에 선다 방하착(放下着)제가 키워온, 그러나 이제는 무거워진제 몸 하나씩 내려놓으면서가장 황홀한 빛깔로우리도 물이 드는 날 도종환 시인의 ‘단풍 드는 날’은 깊은 성찰과 깨달음을 담은 작품으로, 삶에서의 비움과 내려놓음의 아름다움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이 시는 단풍이 물드는 가을 나무의 모습을 통해 인간이 삶의 본질에 다가가는 과정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1. 버림과 성숙의 아름다움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 아는 순간부터 나무는 가장 아름답게 불탄다 나무가 잎을 떨어뜨리기 직전, 단풍으로 물드는 순간을 가장 아름답다고 표현했습니다. .. 2024. 12. 8.
『커피를 내리며』 ​허영숙 시, 커피 향에 스미는 일상 커피를 내리며​허영숙 ​커피를 내리는 일처럼사는 일도 거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둥글지 못해모난 귀퉁이로 다른 이의 가슴을 찌르고도아직 상처를 처매주지 못 했거나 ​우물 안의 잣대를 품어하늘의 높이를 재려는 얄팍한 깊이로서로에게 우를 범한 일들 ​아주 사소함까지도질 좋은 여과지에 거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사는 일은 유리벽을 사이에 두고마주보는 것처럼마음과 마음은 온도 차이로 성에를 만들고닦아내지 않으면등을 보여야 하는 슬픈 배경 가끔은 아주 가끔은가슴 밖 경계선을 넘어와서눈물 나게 하는 기억들 이 세상 어디선가내게 등을 보이고살아가는 배경들이 있다면걸러내서 향기로 마주하고 싶다 ​커피 여과지 위에 잊고 산 시간들이따뜻하게 걸러지고 있다Ⅰ. 시를 읽는 즐거움 허영숙 시인의 시 '커피를 내리며'는 삶의 여.. 2024. 7. 14.
[당신 나 만나서 행복했나요] 양애희 시 당신 나 만나서 행복했나요양애희 뿌리의 인연으로 만나줄기의 만남으로 운명을 맺고꽃으로 피어난 사람아꽃잎처럼별처럼하늘로 적셔오는 당신 나 만나서 행복했나요 꽃에서 꽃으로풀에서 풀로생(生) 앞에 서면불꽃처럼 피어 오르는 내 안의 목숨과도 같은 당신 나 만나서 행복했나요 가슴 바다저 깊은 곳까지 떨게 할 내 생애 못잊을이 우주상 단 한 사람 당신 나 만나서 행복했나요 눈물버섯처럼 가만히 싸안고사랑 안 출렁이는가슴 비밀번호 똑같은내가 사랑하는 당신 나 만나서 행복했나요 온 세상 붉게 칠할 만큼당신 처음 내 안에 살림 차린 그 순간부터벅찬 설레임으로난 당신 만나 행복했는데Ⅰ. 시를 읽는 즐거움 양애희 시인의 시 "당신 나 만나서 행복했나요"는 깊은 사랑과 그로 인한 감정의 울림을 담고 있는 작품입니다. 시의 각 .. 2024. 6.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