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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감상3

이니스프리의 호도(湖島) / 윌리엄 예이츠, 자연은 인간의 영원한 피안 이니스프리의 호도윌리엄 예이츠 이제 나는 일어나 가리라.이니스프리로 가리라.그곳에 진흙과 잔가지 엮어 작은 오두막 짓고,거기에 아홉이랑 콩밭 갈고 꿀벌 한 통 치리라.그리고 벌소리 요란한 숲 속의 빈터에서 혼자 살리라 ​그러면 거기에 평화가 깃들겠지, 평화란 천천히 방울져 내리는 것이니아침의 베일을 뚫고 귀뚜라미 우는 곳까지 방울져 내리는 것이니그곳에서 한밤중은 온통 희미하게 빛나고, 대낮은 자줏빛으로 불타오르고​그리고 저녁은 홍방울새 날개로 가득 차겠지. ​이제 나는 일어나 가리라. 밤이나 낮이나 항상호수물이 가득하게 기슭에 찰싹이는​ 소리 들리니,도로에 섰을 때나 잿빛 포도 위에 섰을 때나,그 소리 내 마음 깊은 곳에 들린다​.​The Lake Isle of InnisfreeI will arise a.. 2024. 6. 23.
박인환의 『목마와 숙녀』, 한탄할 그 무엇이 두려워서 우리는 떠나는 것일까 『목마와 숙녀』박인환한 잔의 술을 마시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와목마를 타고 떠난 숙녀의 옷자락을 이야기한다목마는 주인을 버리고 거저 방울소리만 울리며 가을 속으로 떠났다술병에서 별이 떨어진다상심한 별은 내 가슴에 가볍게 부서진다그러한 잠시 내가 알던 소녀는 정원의 초목 옆에서 자라고문학이 죽고 인생이 죽고사랑의 진리마저 애증의 그림자를 버릴 때목마를 탄 사랑의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세월은 가고 오는 것한때는 고립을 피하여 시들어 가고 이제 우리는 작별하여야 한다술병이 바람에 쓰러지는 소리를 들으며늙은 여류 작가의 눈을 바라다보아야 한다등대…불이 보이지 않아도 그저 간직한 페시미즘의 미래를 위하여우리는 처량한 목마 소리를 기억하여야 한다모든 것이 떠나든 죽든 그저 가슴에 남은 희미한 의식을 붙잡고우리.. 2024. 6. 16.
나의 님은 어디에 있는가? 만해 한용운의 「님의 침묵」, 다시 읽는 명시 님의 침묵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던 옛 맹세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 한숨의 미풍에 날아갔습니다.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을 돌려놓고 뒷걸음쳐서 사라졌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얼굴에 눈멀었습니다.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뜻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그러나 이별을 쓸데없는 눈물의 원천으로 만들고 마는 것은 스스로 사랑을 깨치는 것인 줄 아는 까닭에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 희망의 정수박이에 들어부었습니다.  우.. 2024. 6.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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