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에세이

거북이처럼 느려도 괜찮아, 한국과 필리핀의 가교가 된다면

by 램 Ram 2024. 12. 23.
반응형

 

한국과 필리핀 수교 75주년 기념 “거북이 마라톤 대회” 성료

 

한국과 필리핀이 수교를 맺은 지 올해로 만 75주년입니다. 양국은 1949년에 처음 수교를 맺은 이후 다양한 경제·문화와 인적 교류를 지속해 오고 있습니다.

 

필리핀은 6·25 전쟁 당시에도 한국에 파병한 16개 국가 중 6번째로 많은 7,420명의 인력을 파병했습니다. 미국, 영국에 이어 세 번째로 한국에 상륙했으며, 필리핀 전 대통령 피델 라모스도 참전용사입니다. 기록에 따르면 필리핀 파병 용사 중 120명이 사망했으며, 실종자 12, 부상자 229, 포로 41명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마라톤 경기에 앞서 기념촬영을 했습니다. ⓒ다바오시 한인회
마라톤 경기에 앞서 기념촬영을 했습니다. ⓒ다바오시 한인회


필리핀 최남단 다바오에서 개최한 화합 한마당

한국과 필리핀 수교 75주년을 맞이하여 필리핀 최남단 민다나오섬 다바오시에서는 지난 1218일에 한인회를 주축으로 거북이 마라톤 대회라는 의미 있는 행사를 준비해서 성황리에 치렀습니다.

 

이날 행사에는 필리핀 현지 주민들과 한인 교포, 다바오 한·필 직업훈련센터 교육생 등 350명이 참석하여 친교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거북이 마라톤은 시내 중심가의 아주엘라 코브 공원에서 출발하여 카스틸로 스트리트를 따라 2.5km를 달린 후 반환점에서 되돌아오는 코스였습니다.

 

참석자들에게는 75주년 기념 로고가 새겨진 티셔츠를 나눠주고, 완주자에게는 기념 메달을 목에 걸어 줬습니다. 출발에 앞서 줌바댄스로 준비운동을 마친 참석자들은 다바오만에서 불어오는 해풍을 맞으며, 가벼운 마음으로 마라톤 코스를 걷거나 뛰면서 기념행사를 즐겼습니다.

 

주체 측에서는 필리핀 내 유명 제빵회사의 반디살 빵을 준비해 아침 식사를 미처 챙기지 못한 사람들에게 아침 대용식으로 나눠줬습니다. 아울러 돌 푸드 컴퍼니에서 찬조해 준 바나나는 행사 참석자들의 간식거리로 요긴하게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마라톤이 끝난 후에는 제일 빠른 선수와 제일 늦은 선수, 그리고 베스트 커플 등을 선발하여 생필품으로 꾸려진 부상을 수여했습니다. 또 각종 기념품을 마련해 추첨을 통해 행운을 나눠 가짐으로써 또 다른 즐거움을 함께 할 수 있었습니다.


골인 지점에 들어서는 참가자들 ⓒ다바오시 한인회
골인 지점에 들어서는 참가자들 ⓒ다바오시 한인회


나눔을 실천하는 보람된 행사

오늘 행사를 위해 마련된 티셔츠와 메달, 그리고 모든 기념품과 상품은 다바오시에 거주하는 한인 교포들이 기증한 것이라 나눔을 실천하는 보람된 행사가 되었습니다.

 

거북이 마라톤은 남녀노소 누구나 함께 뛰고 걸으며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는 의미 있는 행사였습니다. 그 걸음 속에는 서로를 격려하고 희망을 북돋우며 함께 앞으로 나아가는 화합의 정신이 담겨 있습니다. 완주를 하신 모든 분께는 기념 메달이 주어졌으며, 그것은 그들에게 도전과 노력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이곳 필리핀 다바오시에는 현재 한국인 교포들이 약 500명 정도 거주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사업을 하는 사람들이고, 목회 활동을 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교포들이 최고 많을 때는 2,000명까지도 있었다는데, 코로나19 여파로 많은 동포들이 고국으로 돌아갔다고 합니다.

 

그동안 와해 되다시피 한 한인회도 최근에 맹봉호 회장이 다시 조직을 추슬러 정비했답니다. 한인회에서는 지난해 접근성이 용이한 시내 중심가의 워터프런트호텔에 공간을 빌려 한인회 사무실을 새롭게 오픈했습니다.


거북이마라톤대회 시상식 ⓒ다바오시 한인회
거북이마라톤대회 시상식 ⓒ다바오시 한인회


한국과 필리핀의 우정과 협력의 디딤돌 

한인회 맹봉호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혼자 가면 빨리 갈 수 있지만, 함께 가면 멀리 갈 수 있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 우리가 함께한 걸음들이 앞으로 한국과 필리핀의 우정과 협력을 더욱 멀리 이어가는 디딤돌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라며 함께 해주신 참석자 모두가 즐겁고 뜻깊은 시간이 되시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참석자들은 한국과 필리핀 수교 75주년이라는 특별한 해에 지방 도시에서 양국 국민이 마라톤을 통해 과거의 우정을 되새기고, 현재의 협력을 다지며, 미래를 향한 희망을 함께 나누는 자리였다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오늘 여기 모인 여러분들의 응원과 열정이 바로 우리 공동체의 화합과 우정을 보여주는 증거라는 것입니다.

 

바다 멀리 낯선 이역 땅에서 뿌리내리고 살아가는 교포들이 언제나 조국을 잊지 않고 서로 결속을 다지며, 현지인들과 화합을 통해 사회의 일원으로 성실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참으로 감개무량합니다. 그들의 앞날에 늘 사랑과 평화, 그리고 영광이 함께 하길 소망해 봅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