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눈발이라면 |
안도현 |
우리가 눈발이라면
허공에 쭈빗쭈빗 흩날리는
진눈깨비는 되지 말자.
세상이 바람 불고 춥고 어둡다 해도
사람이 사는 마을
가장 낮은 곳으로
따뜻한 함박눈이 되어 내리자.
우리가 눈발이라면
잠 못 든 이의 창문가에서는
편지가 되고
그 이의 깊고 붉은 상처 위에 돋는
새 살이 되자.
안도현 시 ‘우리가 눈발이라면’은 인간이 추구해야 할 따뜻함과 소중한 연대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이 시는 눈을 통해 희망과 치유의 메시지를 전합니다.
Ⅰ. 시를 읽는 즐거움
1. 눈발의 이미지
시에서 "눈발"은 단순히 하늘에서 내리는 눈이 아니라, 존재의 상징으로 등장합니다. 눈발은 허공에 흩날리는 작은 조각들로서, 그 자체로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거나 의미 있는 행동을 함축하는 존재로 묘사됩니다.
2. 어두운 세상에서의 따뜻함
"세상이 바람 불고 춥고 어둡다 해도"라는 구절은 세상의 어려움과 냉혹함을 나타냅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삶이 이루어지는 마을의 가장 낮은 곳으로, 즉 가장 힘든 이들에게 따뜻한 함박눈이 되어 내려가자는 메시지가 전해집니다. 이는 인간의 따뜻한 마음과 상호작용을 강조하는 부분입니다.
3. 편지와 상처 치유의 비유
눈발이 "잠 못 든 이의 창문가에서 편지가 되고"라는 구절은, 누군가의 마음에 따뜻한 위로와 격려를 전달하려는 마음을 표현합니다. 또한, "붉은 상처 위에 돋는 새 살이 되자"는 구절은 치유와 회복을 비유적으로 나타냅니다. 상처가 치유되어 새 살이 돋듯, 우리의 작은 행동들이 다른 사람에게 위로가 되고 치유가 된다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합니다.
4. 연대와 희망의 메시지
이 시는 공동체와 사람들 간의 따뜻한 연결, 그리고 어려운 순간에 서로를 도와주는 연대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우리가 "눈발"이라면, 우리의 존재가 다른 이들에게 희망과 위로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이 시는 일상 속에서 겪는 고통과 어려움에 대해 무력감을 느낄 수 있지만, 그 속에서 서로에게 따뜻함과 위로를 전달하는 중요성을 상기시키는 작품입니다.
Ⅱ. 작가의 삶과 문학
안도현 작가는 1961년 경상북도 예천에서 태어나 원광대 국문과와 단국대 대학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1981년 「매일신문」 신춘문예와 198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첫 시집 『서울로 가는 전봉준』을 비롯해 『모닥불』, 『그대에게 가고 싶다』, 『외롭고 높고 쓸쓸한』, 『그리운 여우』, 『바닷가 우체국』, 『아무것도 아닌 것에 대하여』, 『너에게 가려고 강을 만들었다』, 『간절하게 참 철없이』, 『북항』, 『능소화가 피면서 악기를 창가에 걸어둘 수 있게 되었다』까지 11권의 시집을 냈다.
시와시학 젊은 시인상, 소월시문학상, 노작문학상, 이수문학상, 윤동주상, 백석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나무 잎사귀 뒤쪽 마을』, 『냠냠』, 『기러기는 차갑다』 등의 동시집과 『물고기 똥을 눈 아이』, 『고양이의 복수』, 『눈썰매 타는 임금님』 등 여러 권의 동화를 썼다. 어른을 위한 동화 『연어』는 국내에서 100만 부를 넘긴 베스트셀러로 15개국의 언어로 해외에 번역 출간되었다. 『백석평전』, 『그런 일』 등의 산문을 냈다. 현재 단국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로 있다.
천재시인이 과연 있을까? 내가 보기에 천부적으로 문학적 재능을 타고난 시인이란 애초부터 없다. 시를 쓰고자 하는 사람이 자신의 문학적 재능에 대해 회의하거나 한탄할 필요는 전혀 없다. 그것은 자신의 게으름을 인정한다는 것과 같다. 시인이 시의 길을 여는 조타수가 되려면 선천적인 재능보다 자신의 열정을 믿어야 한다. 가슴으로도 쓰고 손끝으로도 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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