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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 시(詩, Poem)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 절망 속에서도 비상을 꿈꾸는 실존적 고뇌

by 램 Ram 2024. 10.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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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

잉게보르크 바흐만

사랑하는 형제여,

언제 우리는 뗏목을 만들어 하늘을 떠다닐 수 있을까?

사랑하는 형제여,

우리의 짐이 너무 무거워져 곧 가라앉을 거라고.

 

사랑하는 형제여,

종이 위에 우리는 많은 국가와 철로를 그릴 것이다.

검은 선을 조심해

아니면 연필심을 타고 하늘 높이 날아오르겠지.

 

​사랑하는 형제여,

나는 말뚝에 묶이고 싶다.

그리고 비명을 질러.

벌써 죽음의 계곡을 빠져나왔군

우리는 함께 도망칠 것이다.

 

집시 캠프에서 경계하고 사막 캠프에서 잠들지 말고 깨어 있어

우리의 머리카락에서 흘러내리는 모래,

너의 나이와 나의 나이와 세상의 나이

세월로 헤아려지는 게 아니다만

 

교활한 까마귀, 끈적끈적한 거미의 손에 속지 마.

덤불 속의 깃털과

어리석은 자의 낙원에서 먹고 마시지 말라.

팬과 머그잔 속에서 환상이 반짝인다.

 

오직 황금 다리 옆에 있는 자만이

아직도 그 이름을 기억하고 있어

카펀켈페어리가 이겼다.

나는 너에게 그것이 정원의 마지막 눈과 함께 녹았다는 것을 말해야겠다.

 

많고 많은 돌들 때문에 우리의 발에 상처가 났다

사람은 치유할 수 있다.

그걸 이용해서 같이 뛰어내릴 거야

제국의 열쇠를 가진 아이들의 왕이 될 때까지

그의 입에서 우리를 위해 오고, 우리는 노래할 것이다.

 

지금은 대추야자의 씨앗이 움트는 아름다운 시간!

추락하는 모든 것은 날개를 가지고 있다.

가난한 사람들을 가리는 수의에 장식을 박는 것은 붉은 골무.

너의 봉오리 싹이 나의 봉인 위에 떨어진다.

 

우린 이제 자러 가야 해,

사랑하는 이여,

유희는 끝났다.

발끝으로 살살 걸어서.

흰 셔츠가 잘 어울린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집안에서 유령이 나온다고 말씀하셔

우리가 숨결을 나눌 때라고.


출판 자연사랑
출판 자연사랑

 


잉게보르크 바흐만(Ingeborg Bachmann)의 시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는 삶과 죽음, 인간의 한계와 초월에 대한 깊이 있는 사색을 담고 있는 작품입니다. 제목에서부터 암시되듯이, 추락은 일반적으로 파괴나 절망을 의미하지만, 동시에 시는 '날개'라는 상징을 통해 역설적인 가능성, 즉 추락 속에서도 상승의 잠재성을 발견하는 시각을 제시합니다.

 

Ⅰ. 시의 핵심 주제

1. 추락과 날개 : 상반된 이미지의 결합

추락은 하강, 몰락, 실패를 상징합니다. 그러나 시인은 단순한 절망의 끝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새로운 의미와 가능성을 탐색합니다. '날개'는 자유, 비상, 초월을 상징하며, 이는 추락이라는 부정적인 사건 속에서도 인간이 가질 수 있는 희망과 해방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이는 바흐만의 사상 속에서 인간의 존재가 본질적으로 한계에 직면하더라도 그 속에서 해방의 가능성을 찾을 수 있다는 철학적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2. 삶과 죽음의 경계

바흐만은 종종 삶과 죽음의 경계, 그 흐릿한 경계선에 주목합니다. '추락'이라는 이미지는 죽음이나 실패를 상징할 수 있지만, 그 속에 '날개'라는 구원이나 새로운 출발의 가능성을 암시합니다. 이로 인해 이 시는 단순히 절망에 머무르지 않고, 인간이 어떻게 자신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3. 실존주의적 관점

바흐만은 실존주의적인 사고방식을 바탕으로 인간의 고통, 불안, 죽음의 문제를 직면하면서도 그 속에서 긍정적인 의미를 발견하려 합니다. 인간은 필연적으로 한계를 가지고 있고, 그 한계 속에서 살아가는 과정에서 추락을 경험합니다. 그러나 그 추락 속에서조차 날개를 달고 다시 비상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메시지는 실존주의적 사고의 특징을 보여줍니다.


Ⅱ. 시의 형식적 특징

바흐만의 시는 직관적이고 상징적인 언어를 사용하며, 복잡한 감정과 개념을 간결하고 깊이 있는 방식으로 표현합니다. 독자가 자신의 경험을 투영하며 해석할 수 있는 여지를 많이 남겨두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 시에서도 시인은 '추락''날개'라는 상징적 이미지를 통해 고통과 구원의 복잡한 관계를 암시적으로 보여줍니다.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는 인간이 경험하는 절망 속에서도 내면의 힘을 발견하고, 그 힘을 바탕으로 다시 비상할 수 있다는 희망을 담고 있습니다. 이는 삶의 고통과 좌절을 단순히 부정적으로 보지 않고, 그 속에서도 인간의 가능성을 발견하려는 시인의 깊은 성찰을 드러냅니다.

 

이 시는 인간의 실존적 고민과 가능성을 섬세하게 다루며, 삶의 의미를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많은 영감을 줄 수 있습니다.


잉게보르크 바흐만 ⓒ 예스24
잉게보르크 바흐만 ⓒ 예스24


Ⅲ. 작가의 삶과 문학

잉게보르크 바흐만(Ingeborg Bachmann, 1926~1973)은 오스트리아 출신의 시인, 소설가, 극작가로, 20세기 유럽 문학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작가입니다. 그녀의 문학은 실존적 고뇌, 언어의 한계, 사랑과 죽음, 정치적 현실 등의 주제를 다루며, 현대 독일어 문학의 깊이를 넓히는 데 크게 기여했습니다.

 

바흐만은 1926년 오스트리아 클라겐푸르트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린 시절 나치 독일의 지배와 2차 세계대전의 참혹한 현실을 경험한 그녀는 전후 세대의 작가로서 전쟁과 정치적 폭력, 인간의 고통과 혼란을 문학적으로 성찰했습니다.

 

빈 대학에서 철학과 심리학을 전공하고, 이후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와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의 철학에 깊은 영향을 받았습니다. 이러한 철학적 배경은 그녀의 작품 속에 내재된 실존주의적, 언어 철학적 고민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녀는 시인으로서 1950년대에 문학적 명성을 얻기 시작했으며, 이후 소설, 에세이, 라디오 드라마 등의 다양한 장르에서 활발히 활동했습니다. 특히 바흐만은 문학과 삶의 경계에서 인간 존재의 근원적 문제를 탐구하며, 언어와 현실의 관계에 대한 깊은 성찰을 시도했습니다.

 

1973, 바흐만은 이탈리아 로마에서 불의의 화재로 사망했는데, 이는 그녀의 삶이 예기치 않게 끝난 비극적 사건으로 남았습니다.

 

작가의 문학은 언어의 한계, 사랑과 인간관계, 그리고 여성의 삶과 같은 주제를 중심으로 발전했습니다. 그녀의 작품은 철학적 깊이와 시적 감수성을 결합하며, 독일어 문학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합니다.

 

바흐만은 20세기 독일어권 문학의 중요한 작가로 평가받고 있으며, 그녀의 작품은 현대 문학과 철학, 그리고 페미니즘 문학에 깊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바흐만의 시와 소설은 인간의 실존적 고뇌와 정치적 현실, 그리고 사랑과 죽음이라는 보편적인 주제를 다루면서도, 매우 개인적이고 독특한 감수성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바흐만의 작품은 현재까지도 많은 독자와 학자들에게 연구되고 있으며, 특히 그녀가 남긴 시적 언어와 철학적 성찰은 현대 문학의 중요한 자산으로 평가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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