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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 시(詩, Poem)

박인환의 『목마와 숙녀』, 한탄할 그 무엇이 두려워서 우리는 떠나는 것일까

by 램 Ram 2024. 6.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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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마와 숙녀』

박인환

한 잔의 술을 마시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와

목마를 타고 떠난 숙녀의 옷자락을 이야기한다

목마는 주인을 버리고 거저 방울소리만 울리며 가을 속으로 떠났다

술병에서 별이 떨어진다

상심한 별은 내 가슴에 가볍게 부서진다

그러한 잠시 내가 알던 소녀는 정원의 초목 옆에서 자라고

문학이 죽고 인생이 죽고

사랑의 진리마저 애증의 그림자를 버릴 때

목마를 탄 사랑의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세월은 가고 오는 것

한때는 고립을 피하여 시들어 가고 이제 우리는 작별하여야 한다

술병이 바람에 쓰러지는 소리를 들으며

늙은 여류 작가의 눈을 바라다보아야 한다

등대…

불이 보이지 않아도 그저 간직한 페시미즘의 미래를 위하여

우리는 처량한 목마 소리를 기억하여야 한다

모든 것이 떠나든 죽든 그저 가슴에 남은 희미한 의식을 붙잡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서러운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두 개의 바위틈을 지나 청춘을 찾는 뱀과 같이

눈을 뜨고 한 잔의 술을 마셔야 한다

인생은 외롭지도 않고 그저 낡은 잡지의 표지처럼 통속하거늘

한탄할 그 무엇이 무서워서 우리는 떠나는 것일까

목마는 하늘에 있고 방울소리는 귓전에 철렁거리는데

가을바람 소리는 내 쓰러진 술병 속에서 목메어 우는데


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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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설 카세트테이프로 성우가 애잔한 목소리로 낭송하던 명시를 즐겨 듣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목마와 숙녀』는 그중 대표적인 시입니다. 무언가 가슴이 아리게 하고, 어딘가로 떠나고 싶게 하는 낭만적이고 감성적인 시였습니다. 그 시절에는 라디오 방송에서도 종종 시낭송을 해 주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 시는 늘 내 마음 깊은 곳 어딘가에서 내가 밤하늘의 별을 바라볼 수 있게 해 줬습니다.


Ⅰ. 인생은 외롭지도 않고 그저 낡은 잡지의 표지처럼 통속하거늘

박인환의 시 목마와 숙녀는 인생의 무상함과 삶의 고통을 표현하면서도 그 안에서 살아가는 인간들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1955년에 쓰여진 이 시는 전쟁 이후의 상실감과 불안감을 담은 모더니즘 계열의 시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 시는 인생의 무상함과 삶의 고통을 표현하면서도, 그 안에서 살아가는 인간들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특히, 문학과 예술, 그리고 사랑에 대한 깊은 관심과 열정을 담고 있어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이 시는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 번째 부분은 주인공이 술을 마시며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와 목마를 타고 떠난 숙녀의 옷자락을 이야기하는 장면입니다. 여기서는 인생의 무상함과 삶의 고통이 묘사됩니다. 두 번째 부분은 주인공이 과거에 알고 있던 소녀가 정원의 초목 옆에서 자라는 모습을 보면서, 문학이 죽고 인생이 죽고 사랑의 진리마저 애증의 그림자를 버리는 상황을 묘사합니다. 마지막 부분은 주인공이 등대에 불이 보이지 않아도 그저 간직하고 있는 페시미즘의 미래를 위해 처량한 목마 소리를 기억해야 한다는 것을 말합니다.

 

이 시는 전반적으로 인생의 무상함과 삶의 고통을 다루고 있지만, 그 안에서 살아가는 인간들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또한, 문학과 예술, 그리고 사랑에 대한 깊은 관심과 열정을 담고 있어서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이 시는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고 공감받는 작품 중 하나입니다.


ⓒ 임경욱
ⓒ 임경욱


Ⅱ. 허무와 상실의 모더니스트

박인환(朴寅煥, 1926~1956)은 한국의 대표적인 모더니스트 시인으로, 그의 생애와 사상은 한국 현대문학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합니다. 그는 강원도 인제에서 태어났습니다. 경성제국대학 예과에 입학하였으나 중퇴했습니다.

 

1946<신시론>에 시 '거리'를 발표하며 문단에 데뷔했습니다. 1950년대 초반에는 서울을 중심으로 활동하며 문단에서 주목받는 시인이 되었습니다. 박인환은 시와 산문을 통해 당시 사회의 불안과 허무, 사랑과 상실 등을 주제로 한 작품을 많이 남겼습니다. 특히 그의 대표작인 '목마와 숙녀'는 한국 전쟁 이후의 황량한 사회적 분위기와 개인의 내면적 고독을 잘 표현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작가는 1956년 서울에서 급성 폐렴으로 인해 요절하였습니다. 그의 나이는 30세였습니다. 박인환은 모더니즘 시인으로서, 전통적인 시 형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형식과 내용을 추구했습니다. 그의 시는 도시적 감수성과 개인의 내면적 고뇌를 반영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박인환의 시에는 전쟁 이후의 허무와 상실감이 강하게 드러납니다. '목마와 숙녀'를 비롯한 많은 작품에서 그는 인생의 무상함과 고독을 주제로 다루었습니다. 또한, 그의 시에서는 사랑과 상실이 중요한 주제로 등장합니다. 이는 그의 개인적 경험과 시대적 상황을 반영한 것입니다.

 

박인환은 그의 짧은 생애 동안 한국 문단에 큰 영향을 미친 시인으로 기억되며, 그의 작품들은 오늘날에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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