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항시1 [명시감상] 양성우의 「겨울 공화국」 그 혹독한 겨울의 기억 겨울 공화국양성우여보게 우리들의 논과 밭이 눈을 뜨면서 뜨겁게 뜨겁게 숨 쉬는 것을 보았는가여보게 우리들의 논과 밭이 가라앉으며누군가의 이름을 부르는 것을 부르면서불끈불끈 주먹을 쥐고 으드득으드득이빨을 갈고 헛웃음을 껄껄걸 웃어대거나 웃다가 까무라쳐서 한꺼번에 한꺼번에죽어가는 것을 보았는가총과 칼로 사납게 윽박지르고 논과 밭에 자리나는 우리들의 뜻을군홧발로 지근지근 짓밟아대고 밟아대며조상들을 비웃어 대는 지금은 겨울인가 한밤중인가논과 밭이 얼어붙은 겨울 한때를여보게 우리들은 우리들은 무엇으로 달래야 하는가 삼천리는 여전히 살기 좋은가 삼천리는여전히 비단 같은가 거짓말이다 거짓말이다날마다 우리들은 모른 체하고 다소곳이 거짓말에 귀기울이며뼈 가르는 채찍질을 견디어내야 하는 노예다머슴이다.. 허수아비다.. 2024. 12. 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