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어의 노래1 깜밥 / 김옥종 시인의 겸허한 삶의 자세 깜밥너무 바짝엎드리지 않기사랑하는 마음 없이들어붙지 않기 뜨거운 열정에 어설프게 몸 내어주지 않기속살 뽀얀 윗집 언니 질투하지 않기벗겨진 채로 두려워하지 않기 맨손으로 받아줄 때물컹거리지 않기입술에 맡겼을 때 바삭한 척 않기 김옥종 시집 「민어의 노래」에서유년의 추억을 마주한 듯, 길섶에서 곱게 핀 들꽃 무더기를 만난 듯, 밤하늘을 가로지르는 유성을 발견한 듯, 김옥종 시인의 ‘깜밥’은 안개에 갇혀있던 내 감각들을 깨웠다. '깜밥'을 감상하다 보면 그의 겸허하고 모나지 않고 가식 없는 삶을 엿보는 것 같다. 그가 삶아온 삶이 누룽지처럼 구수할 것이었으나 티 내지 않고 소임을 다하는 모습이 선하게 다가온다. 그의 시는 언어의 유희 속에서 감칠맛이 난다. 그의 독특한 이력만큼이나 맛깔스럽다. 시인은 196.. 2024. 5. 26.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