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등사원1 막바지 폭염을 피해 떠난 북방의 대초원 몽골 여행 여름에는 정말 미심쩍다.시간이 흐르지 않는 게 아닐까.중지되고 정체되는 감각. 여름을 제일로 사랑했다면다르게 느꼈을지도.하지만 여름은 내가 네 번째로 사랑하는 계절이다. 세 번을 거쳐온 마음은 미약하다.그래도 싫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은 마음.한껏 사랑할 수 없다면 조금 사랑하면 되지. 나는 여름의 하늘을 조금 사랑한다.당당하고 등등한 푸름을,푸름을 가벼이 저버리고 소나기를 내리는 패기를,패기를 무효하는 천진한 무지개를. 나는 여름밤을 조금 사랑한다.흙과 풀과 낮은 끈기가 뒤섞인 냄새를,짝을 찾는 맹꽁이의 전심전력의 소리를,한바탕 꿈을 꾸기에 알맞은 짧음을. 나는 여름밤의 물기 많은 과일을,헐거운 옷 속으로 들어오는 낮은 바람을,오수에 빠진 사람과 동물의 방심한 얼굴을조금 사랑한다. 한정원 「내가 네 번째.. 2024. 8. 28.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