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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 시(詩, Poem)

[명시감상] 배은미 '마음을 열어주는 단 한 사람' 그런 사람을 갖고 싶다

by 램 Ram 2025. 4.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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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열어주는 단 한 사람

배은미

 

오늘은 문득 헤이즐넛 커피 한잔을 마시며

닫혀 있던 가슴을 열고 감춰 온 말을 하고 싶은 사람이

꼭 한사람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외로웠던 기억을 말하면 내가 곁에 있을게 하는 사람

이별을 말하면 이슬 고인 눈으로 보아주는 사람

희망을 말하면 꿈에 젖어 행복해하는 사람

 

험한 세상에 굽이마다 지쳐가는 삶이지만

때로는 차 한잔의 여유 속에 서러움을 나누어 마실 수 있는

마음을 알아주는 단 한 사람

 

굳이 인연의 줄을 당겨 묶지 않아도

관계의 틀을 짜 넣지 않아도

찻잔이 식어 갈 무렵 따스한 인생을 말해 줄 수 있는 사람

 

오늘은 문득 헤이즐넛 커피 향이 나는

그런 사람이 그리워집니다.



 

이 시는 잔잔한 헤이즐넛 커피 향처럼 따뜻하고 섬세한 정서를 담고 있습니다. 일상 속 외로움과 마음의 허기를 마주하는 화자는, 모든 걸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마음을 알아주고, 함께 해줄 단 한 사람을 그리워합니다. 시는 **조용하지만 깊은 울림**을 주며, 우리 모두가 삶에서 한 번쯤 바라본 ‘그런 사람’을 떠올리게 합니다.


1. 시의 향기

오늘은 문득 헤이즐넛 커피 한잔을 마시며

닫혀 있던 가슴을 열고 감춰 온 말을 하고 싶은 사람이

꼭 한 사람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하루의 어느 순간, 커피 한 잔을 마시며 문득 감정의 문을 열고 싶은 마음이 생깁니다.

‘꼭 한 사람’ 여럿이 아닌 단 한 사람이면 좋겠다는 바람은 진심으로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존재를 향한 갈망이자 그리움입니다.

 

외로웠던 기억을 말하면 내가 곁에 있을게 하는 사람

이별을 말하면 이슬 고인 눈으로 보아주는 사람

희망을 말하면 꿈에 젖어 행복해하는 사람

 

세 줄의 반복 구조는 마음의 공감자에 대한 구체적인 이미지들을 제시합니다.

이 사람은 단지 듣는 것이 아니라, 함께 느끼고 반응해 주는 존재입니다. 감정의 동반자, 그것이 이 시가 말하는 이상적인 관계입니다.


ⓒ네이버이미지
ⓒ네이버이미지


험한 세상에 굽이마다 지쳐가는 삶이지만

때로는 차 한잔의 여유 속에 서러움을 나누어 마실 수 있는

마음을 알아주는 단 한 사람

 

고단한 삶 속에서 위로를 주는 건 대단한 일이 아닙니다.

차 한잔의 여유, 그 안에서 나누는 대화와 감정의 교류가 진짜 삶의 위안이자 따스함이 됩니다.

이 시점에서 ‘단 한 사람’이라는 반복은 더욱 절실하게 다가옵니다.

 

굳이 인연의 줄을 당겨 묶지 않아도

관계의 틀을 짜 넣지 않아도

찻잔이 식어 갈 무렵 따스한 인생을 말해 줄 수 있는 사람

 

사랑이나 우정도, 어떤 관계도 형식보다는 마음이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습니다.

‘찻잔이 식어 갈 무렵’이라는 표현은 침묵 속에도 느껴지는 온기, 즉 존재 자체로 위로가 되는 사람을 말합니다.

 

오늘은 문득 헤이즐넛 커피향이 나는

그런 사람이 그리워집니다.

 

다시 첫 연과 연결되며 시를 마무리합니다.

커피 향은 감성을 자극하는 장치로 쓰였고, 이는 그리움과 따뜻함, 그리고 나직한 외로움을 상징합니다.


ⓒ네이버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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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감상 포인트

(1) 커피의 이미지

헤즐넛 커피는 시각, 후각, 감정까지 자극하는 매개체로서 심리적 따스함을 전달합니다.

 

(2) ‘단 한 사람’의 상징성

다수의 관계보다 진심을 알아주는 단 한 사람의 소중함을 강조합니다.

 

(3) 문득 떠오른 그리움

시 전체는 쓸쓸하고 고독한 삶의 일상 속에서 불쑥 찾아오는 감정의 순간을 시적으로 포착했습니다.


배은미의 「마음을 열어주는 단 한 사람」은 우리 모두의 내면에 있는 조용한 외로움따뜻한 위로에 대한 갈망을 담은 시입니다. 이 시는 특별한 사건이 없어도, 사람과 사람 사이에 흐르는 진심과 공감의 힘이 얼마나 위대한지를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오늘 당신의 하루도 따뜻한 사람과 함께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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