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ver-site-verification: navera4e49777b03aa60823211a65b5d967a9.html 서수연 《보이지 않지만 볼 수 있는》 미처 몰랐던 음성해설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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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서수연 《보이지 않지만 볼 수 있는》 미처 몰랐던 음성해설 이야기

by 임경욱 2026. 9.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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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1호 음성해설 작가이자 성우인 서수연 작가의 저서 《보이지 않지만 볼 수 있는》은 시각 위주의 미디어·예술 환경에서 오랫동안 외면받아 온 '음성해설(화면해설)'의 세계를 생생하게 펼쳐 보이는 책입니다.

 

음성해설이 단지 시각 정보를 문자로 번역해 전달하는 기술적 보조에 그치지 않고, 장면 속 숨겨진 정서와 미학을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에게 연결하는 '또 하나의 예술적 창작'임을 강조합니다.


출판 어떤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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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문] 나는 누구일까?

대한민국 1호 음성해설 작가이자 성우로서 서수연 작가가 걸어온 20여 년의 여정을 여는 글입니다. 2003년 낯선 영역에 던져져 컴퓨터 앞에서 홀로 작업을 시작했던 시절부터, 시각장애인 시청자의 감각을 치열하게 고민하며 전문 직업인으로 스스로를 정의해 나간 자의식이 담겨 있습니다.


♣ [일러두기] '음성해설'이라고 부르는 이유

흔히 방송 현장에서 쓰이는 '화면해설(Video Description)'이라는 용어 대신, 책에서 왜 '음성해설(Audio Description)'이라는 표현을 정립하여 사용하는지 그 개념적·학술적 배경을 짚습니다. 시각 중심적인 '화면'을 설명한다는 시선에서 벗어나, 청각과 다른 감각을 통해 작품 전체의 맥락을 수신자에게 전달한다는 주체적 감각 언어로서의 의미를 명확히 합니다.


출판 어떤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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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보이지 않지만 들을 수 있는

(1) 소외된 감각을 깨우는 일

대사와 효과음 사이의 짧은 정적 속에서 인물의 표정, 몸짓, 공간의 분위기를 언어로 풀어내는 음성해설의 기초와 원리를 설명합니다.

 

(2) 감각의 확장

눈을 감고 소리만 들었을 때 비로소 드러나는 미디어의 한계와, 이를 메우는 음성해설이 어떻게 '보이지 않는 감각'을 시각적 상상력으로 전환하는지 다룹니다.

 

2장. 작품 수 7천 800편

(1) 20년 현장의 생생한 기록

2003년 KBS 드라마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를 시작으로 영화, 예능, 연극, 뮤지컬에 이르기까지 7,800여 편의 대본을 쓰고 낭독하며 쌓아 올린 1호 작가의 현장 노하우를 집대성했습니다.

 

(2) 규칙과 윤리의 정립

방송 마감 직전까지 치열하게 이뤄진 작업 과정에서 '선(先)해설'과 '후(後)해설' 등 자신만의 해설 방법론을 구축하고 직업적 윤리를 세워나간 과정을 증언합니다.


출판 어떤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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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장. 영국에서 발견한 번역학

(1) 학문적 토대 구축

독학으로 개척해 온 음성해설을 학문적으로 체계화하기 위해 방송법상 음성해설 비율(10% 이상)이 엄격하고 관련 연구가 활발한 영국으로 유학을 떠난 경험을 담았습니다.

 

(2) 시각을 언어로 옮기는 번역

음성해설을 단순한 상황 묘사가 아닌, 시각 기호를 청각적 기호로 옮기는 '시각-청각 간 시공간 번역학(Translation Studies)'의 관점으로 확장하여 설명합니다.

 

4장. 우리가 번역한 세계

(1) 영화를 넘어 무대와 미술관으로

드라마와 영화를 넘어 연극, 뮤지컬, 미술 전시, 나아가 무용과 마술쇼 같은 '음성해설 불가능의 영역'에 도전한 사례를 소개합니다.

 

(2) 터치투어(Touch Tour)의 도입

공연 시작 전 시각장애인이 무대 위로 올라가 무대 장치와 소품을 직접 손으로 만져보며 공간감을 익히는 '터치투어'를 국내 주요 국립·공공 극장에 최초로 성사시킨 과정과 그 울림을 전합니다.

 

5장. 접근성, 타인의 몸이 내게 깃들 때

(1) 배리어프리(Barrier-Free)의 진정한 의미

접근성(Accessibility)은 단지 장애인을 위한 시혜적 서비스가 아니라, 서로 다른 감각을 가진 타인의 존재를 인정하고 환대하는 일임을 강조합니다.

 

(2) 모두를 위한 문화예술

시각장애인을 위한 촉각 복제품과 음성해설부터, 노안이 온 이들을 위한 큰 글씨 팸플릿, 어린이·유모차 이용자를 위한 낮게 설치된 버튼, 청각장애인을 위한 진동 의자까지 '누구나 소외됨 없이 예술을 향유하는 포용적 현장'의 미래를 제시합니다.


출판 어떤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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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 보이지 않는 세계를 감각하는 선한 언어의 힘

우리는 지극히 시각 중심적인 세상에 살고 있다. 화면 속의 수많은 화려한 영상과 인물들의 미세한 표정 변화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소비되지만, 그 빛의 그늘 뒤에는 소리로만 세상을 유추해야 하는 이들의 긴 침묵이 자리하고 있다. 서수연 작가의 《보이지 않지만 볼 수 있는》은 바로 그 침묵의 간극을 20년 넘게 '언어의 다리'로 메워온 한 개척자의 뜨겁고도 정교한 현장 기록이다.

 

이 책이 주는 가장 큰 울림은 음성해설을 단지 '장애인을 돕는 복지적 수단'에 묶어두지 않고, 하나의 독립된 '시각-청각 간 번역 예술'로 올려놓았다는 점이다. 화면의 구도, 인물의 시선, 무대 조명의 명암과 같은 시각적 언어를 대사 사이의 아주 짧은 정적 속으로 밀어 넣는 작업은 고도의 절제와 미학적 직관을 요구한다. 작가는 7,800여 편이라는 경이로운 숫자의 작품을 거치며 기술적 묘사를 넘어 작품 본연의 정서와 의도를 훼손하지 않는 윤리적 기준을 정립해 냈다.

 

특히 4장과 5장에서 소개되는 무용, 마술, 그리고 무대 소품을 직접 만져보는 '터치투어'의 이야기는 접근성의 개념을 비약적으로 확장시킨다. 시각적 역동성이 전부라 여겨졌던 영역조차 섬세한 언어와 감각의 조력으로 공유될 수 있음을 증명한 그의 행보는, 예술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예술은 눈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감각을 통해 마음으로 그려내는 유기적인 경험이라는 사실을 책 전체가 묵직하게 입증한다.

 

"접근성이란 타인의 몸이 내게 깃드는 것"이라는 메시지처럼, 이 책은 독자로 하여금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타인의 감각 스펙트럼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만든다. 곁에 있지만 미처 보지 못했던 사람들의 자리를 만들고, 그들을 예술의 장으로 환대하려는 이 책은 비단 시각장애인이나 미디어 관계자뿐만 아니라 타인과의 진정한 연결을 고민하는 모든 이들에게 깊은 정서적 울림과 깨달음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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